기사제목 [기자들의 팩자타] 르노삼성 마스터의 날선 도발…“현대차,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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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팩자타] 르노삼성 마스터의 날선 도발…“현대차, 괜찮나요?”

기사입력 2018.10.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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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현장에는 언제나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하나의 팩트(사실)을 두고도 엇갈린 해석이 나옵니다. 독자들도 마찬가집니다.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은 비즈트리뷴 편집국에도 매일매일 쏟아집니다. 그래서 비즈트리뷴 시니어 기자들이 곰곰이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기자들의 팩자타(팩트 자각 타임)'은 뉴스 속의 이해당사자 입장, 그들의 다른 시각, 뉴스 속에서 고민해봐야 할 시사점 등을 전하는 코너입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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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 시연을 보이는 르노 마스터.ㅣ사진=르노삼성자동차

 

[비즈트리뷴=강필성 기자] “현대·기아차의 포터, 봉고는 르노 마스터의 경쟁 상대가 아닙니다. 마스터는 새로운 고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진호 르노삼성자동차 LCV&EV매니지먼트 담당 이사가 지난 17일 ‘마스터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말입니다. 르노의 마스터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상용차 고객이 아니라 매출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 생산 사업자나 도소매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설명입니다. 


주로 생계형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용해온 포터·봉고 시리즈와 다른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포부였죠.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터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현대·기아차였습니다. 


물론 현대·기아차의 봉고, 포터, 스타렉스가 거의 독점하는 경상용차(LCV)시장에서 이들 없이 신차를 논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간담회는 사뭇 ‘과감한 도발’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차량의 세이프티 존은 사고시 승객을 보호해야 하지만 기존 상용차에서 운전자 앞에는 철판 한 장이 있을 뿐입니다. 간단한 접촉사고로 큰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죠.”


 “국내 상용차는 미쯔비시에서 30~40년 전 들여온 플랫폼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표모델은 겨울 눈길에 굉장히 취약하고 시동이 안 걸리는 문제나 철판 부식 문제조차 해소가 안 되고 있습니다.”


모두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말입니다. 심지어 현대·기아차 상용차의 정면충돌 실험 동영상을 상영했을 정도니 그 정도가 짐작 갈 겁니다. 


이날 간담회가 진행된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의 주차장에 전시된 마스터는 백미였습니다. 마스터의 적재 시현이 이뤄지는 이곳의 구석에는 현대차의 포터 특장차와 스타렉스가 주차돼 있었죠. 행사 진행을 위한 스텝의 차량이었지만 트렁크를 모두 활짝 열어서 마스터와 비교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공교롭게도 이 차는 녹이 슬고 흠이 난 낡은 차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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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차장에 전시된 조형물.

 

르노삼성의 이런 도발적인 전략을 비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경쟁다운 경쟁이 없던 LCV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면서 미지근한 경쟁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겁니다. 특히 르노삼성은 예전 관계사였던 삼성상용차에서 상용트럭 야무진을 출시했다가 2년만에 단종된 것을 지켜본 경험이 있죠. 


그야말로 칼을 갈고 나온 느낌입니다. 경쟁차를 깎아내리는 것을 서슴치 않을 정도로 말이죠.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90년대 완성차 브랜드가 난립하던 시절 이후 이런 마케팅은 보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LCV시장은 지금까지 수십년간 경쟁이 거의 없던 시장이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포터, 봉고, 스타렉스 등으로 상용차 시장을 휘어잡을 동안 국내의 도전자는 거의 없었죠. 여기에는 경상용차가 생계형 영세 자영업자의 주요 생활수단이었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높아 완성차 업계에는 매력적이지 못한 시장이었습니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경상용차의 디자인이 세대교체 이후에도 거의 변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연구개발이나 플랫폼을 교체할 필요도 크게 느끼지 못한 거죠. 대형상용차 시장에서 자율긴급제동장치. 차선이탈경고장치, 크루즈컨트롤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것과 달리 경상용차에는 에어백이 기본으로 탑재된 것조차도 비교적 최근입니다. 


마스터의 등장에 자동차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르노삼성은 당돌하게도 독점적 사업자인 현대·기아차를 겨냥해 묻는 겁니다. “이대로 괜찮나요?”


과연 르노삼성의 마스터는 멈춰있던 국내 LCV시장의 시계를 다시 돌릴 수 있을까요. 마스터의 선전 여부는 LCV시장에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강필성 기자 feel.18@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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